
담묵은 안개비의 눅눅함은
마치 나를 짓누르는
너에 대한 기억이다
습하고 서늘한 분무의 향연 속에
수채화처럼 번지는
도시의 불빛들
그 속을 헤치면
너는
내 어깨 위로
내 머리 위로
내려 앉누나
한 발 자욱도 내딛지 못할
먼 미래의 기억들
사랑을 이야기하지만
사랑은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
눈을 떠도
널 다시 찾을 수 없다면
이미 나는
짙은 안개 속의 연기
짙누르는 습한 너의
파편들로부터 난
애써 사라져 가련다
누가 알런가
남겨진 비참한 이성의
통곡의 아픔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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